자취유감 no.1

from 일상 2002/08/24 16:04
난 무서운걸 꽤 좋아한다.
어릴때부터 좋아했고 아직도 좋아한다.
당연히 공포영화도 좋아하고...
실제 체험담 듣는것은 정말정말 좋아한다...

그러나 그렇게 좋아하는것에 비해서 내공은 상당히 약해서...
무서운 영화볼때 내옆에 있는 사람은
영화때문이 아니라 내가 지르는 '꽥~'소리에 더 놀라곤 한다...
소리만 지르는게 아니라 팔이나 옷자락도 막 잡아 비틀기도 한다
(미안하지만 어쩔수 없다.
그렇게라도 해소못하면 난 심장 마비로 갈지도 모른다 ㅜ.ㅜ)

무서운 얘기라던가,기타 초자연적? 체험에 흥미가 많은것에 비해
내자신이 직접 체험한것은 거의 전무한데
그건 아마도 자기보호 본능으로 인해 '있어도 안보는것'이라는것이 결론 ^^

그나마 내가 체험했던 조금 이상한(?)일은
예전에 보았던 공포 영화 비디오에 관한 거였는데.

일본영화 '링'의 감독이 찍은 '여우령'이라는 비디오를
(당연히 혼자서는 못보고) 마감중에 빌려다 보았다.
오래된 촬영장에서 벌어지는 공포스런 상황.
여배우의 혼령이 나온다는 내용이었는데 꽤 으스스했다.

그걸 보는 중간에 식사준비를 하느라 우리는 비디오를 잠시 껐었다
그리고는 잠시뒤에 음식준비가 끝나서 방에 들어갔더니
비디오가 혼자 돌아가고 있는게 아닌가.

분명히 비디오를 껐다며 이상해 하는 막내 어시.
우린 잠시 말없이 서로를 보다가 '하하핫....제대로 안껐나보다,야' 하면서
아무일도 없다는듯 밥을 먹으면서 다시 앞으로 돌려서 비디오를 봤다.

그렇게 마감이 끝나고 어시들도 돌아가고...
난 dragon과 함께 강릉에 있는 단짝 친구네 잠깐 들리기로 했다.
가는 길에 비디오를 반납했어야하는데 어쩌다 보니 테잎들을
강릉까지 가지고 가게됬다.(나중에 연체료가 꽤 나왔다 ㅜ.ㅡ)

가져간 수고가 아깝기도 하고 꽤 잼나게 보았던 거라
거기서 다시 친구들과 그 비디오를 틀었다.
이번엔 보는 중간에 냉커피를 마시자며 잠시 비디오를 껐는데
커피를 타서 방에 들어가니 또 비디오가 혼자 돌아가고 있었다.ㅡ.ㅡ;;
왜 안껐냐고 타박하는 나한테 분명히 껐다고 말하는 내칭구.
두번이나 같은 일이 있으니 기분이 쫌 이상해지려는걸
애써 칭구들과 실없는 농담으로
(예를 들면 공포영화라서 일부러 테잎에 이런 장치를 해놓았을지 모른다는둥)
무마하며 잊으려고 애썼던것 같다.

그러나 결국 그날밤 난 참으로 오랫만에 가위에 눌렸으니...
꿈인지 생시인지 자다가 눈을 떴는데
방 저편에 왠 여자가 뒤돌아 앉아있는 실루엣이 보이는 거다. ㅠ.ㅠ

간신히 뭄을 뒤척여서 가위눌린 상태는 벗어났지만
그렇게 깨고나서 곧바로 다시 잠들면 또 가위에 눌린다는걸 경험상 잘 아는 나는
얼굴에 철판을 깔고 자고있던 칭구들을 모두 깨워야만 했다.
무서운거 없어질때까지만 놀아달라면서. ㅠ.ㅠ

(그러나 장거리 운전으로 피곤했던지 난 곧 무사히(?) 잠이 들었고
괜시레 나때문에 잠이 깨버린 칭구들만 날새도록 카드 놀이를 했다고 한다....
이튿날 잘~자고 일어난 나를 지긋이 바라보던 칭구들의
그 핏발선 눈초리는 아직도 잊을수가 없다...^^;;;)

어찌됐던간에 혼자 독립해서 살게된 후.
장단점이야 나름대로 많겠지만
제일 아쉬운건 무서운걸 맘놓고 볼수가 없다는거다. ㅜ.ㅜ
특히나 동거인 Dragon이 본가로 다시 들어간 작년이후.
제대로 무서운 영화 한편 본적이 없다.

(몇번 시도를 해보았으나 가위를 눌린다던가...잠을 아예 못자는등
부작용이 너무 심해서 더이상은 시도를 안하게 되었다 ㅡ.ㅡ)

그래서 무서운 영화가 생기면 두근두근....숨죽여 기다리다가...
화실에 누군가 오면(희생양은 주로 어시거나 dragon 이다) 그때서야 본다.
그리고 본 다음엔 혼자있을때 상상하지 않으려고
마인드 콘트롤과 기타...수단과 방법을 가지리않는 발버둥을 다 친다 ㅡ.ㅡ;;;;;

막상 보게되면 그 후유증으로 꽤 오랫동안 고생하는주제에
공포물이라면 *ㅅ* 두근두근 흥분부터 하는 나.

ㅠ.ㅠ
고백하자면....
조금전에도 본의 아니게 무서운 글을 보고...
(선배님이신 신일숙 선생님 홈-http://armian.co.kr/- 에 갔다가
으스스했던 예전 화실 이야기를 읽었다....체험담만큼 무서운건 역시 없다)
쭈삣함을 잊어보려는 얇팍한 생각으로 이글을 쓰고있다
(헥헥....효과는 쫌 있었다.....)

누구라도 좋으니 제발....
이 어설픈 공포매니아에게
강심장을.....
달라.....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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