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from 일상 2002/07/16 04:33




 
나는 여름 아침을 껴안았다.

궁전 앞에는 아직까지 아무것도 움직이지 않았다. 물은 죽었다.
망령들의 부대는 숲길을 떠나지 않았다.
생생하나 미지근한 숨결을 깨워 나는 걸어갔다.
보석들이 바라다보고 있었다. 날개들이 소리 없이 일어났다.

신선하고도 흐릿한 빛으로 벌써 가득 찬 샛길에서의 첫번째 모험은
자기 이름을 나에게 말해 주는 꽃이었다.

나는 전나무 사이에서 머리를 헝클어뜨리고 있는 금발의 폭포를 보고 웃었다.
은빛 꼭대기에서 나는 여신을 알아보았다.

그리고 나는 하나하나 베일을 걷어 올렸다. 길에서는 팔을 흔들어서,
평원에서는 수탉에게 그녀를 알려 주었다. 대도시에서 그녀는 종탑과 궁중 사이로
도망갔다. 거지처럼 대리석 부두를 달려가며, 나는 그녀를 쫓아갔다.

월계수 숲 가까이, 길 위에서 나는 그녀의 진한 베일로 그녀를 감싸 안았다.
그리고 나는 그녀의 거대한 육체를 조금 맛보았다. 새벽과 아이는 숲 아래로 떨어졌다.

다시 일어나자 정오(正午)였다.


+ 새벽 (L'aube) - A .랭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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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고 먼지 덮힌 시집때문에 코가 간질간질.(이놈의 알레르기!)
이걸 아주 오래전에 읽었을때와 별로 다르지 않은 느낌에 더 놀랐다.

보통은 영화나 책,그리고 어떤 일이든 시간이 지나서 접하면
그 느낌이 아주 많이 달라져서 놀랄때가 더 많은데.

하긴, 여분이 존재하기엔 너무 충분했던걸까.

한 일주일째 몸이 녹진녹진.
밤이 되면 기절하듯이 쓰러져 잠이 들었었다.....
계절에 적응하느라 몸이 기진맥진 했는지.

물먹은 솜같이 무거운 몸과 약간은 혼미한 정신이
...역시 여름이로구나. 를 실감 나게 해준다 ^^;;

여러가지로 성가신 계절이지만
(직업상으로 종이도 눅눅해지고,따라서 펜선이 번지는 일이 잦으니 더욱 성가실밖에)
여름을 싫어하진 않는다.
아니 좋아하는 편이다...라고 말하면
솔직히 사계절을 다 좋아하기때문에 별 의미가 없겠지 ^^

어쨌거나 난 사계절이 가져다 주는 그 다양한 감각으로
살아있음을 실감하거나 시간의 흐름을 구분,자각하는 편이기때문에
언제나 생각하는거지만, 일년 내내... 아니 평생 한 계절,똑같은 날씨가
계속되는 나라에서 산다는 것은 단지 날씨 문제를 떠나,
얼핏으로는 상상하기도 어려운 영역이다......

하긴, 계절이 주는 그 화끈한 감각에도
가끔 내가 어디 있는걸까,뭐하고 있지,어디로 가고있는거지....
길을 잃은 심정이 되는것은 마찬가지지만.

오늘은 모처럼 맑은 정신으로 새벽까지 깨어있는거다....
휴.......
조금 더 즐기고 싶지만 내일 약속도 있으니 잠을 청해야겠지.

좋은꿈을 꾸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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