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병원에 가니 각막이 좀 찢어졌다며 항생제 안약을 처방받았는데
의사 선생님 말씀 "이 정도면 어제 꽤 아팠을텐데?"
... 그러나 정작 다친 나는 웃느라고 아픈줄도 몰랐다.
아픈것이 눈알인지 부어오른 눈꺼풀 때문인지 정확히도 몰랐다.
하여간 덕분에 오늘 있던 약속 두개가 모두 캔슬.
한 쪽엔 전화연락도 못했다.
희뿌옇고 쑤시는 눈알을 핑계로 잠시 눈을 붙인다는 것이 일어나니 한 밤중도 아니고 새벽.
아... 이런 젠장.
도마뱀같이 빨간 눈은 눈물과 눈꼽으로 지저분해서 꼭 홈리스견같다.
아무리 내가 슬랩스틱 코미디를 좋아한다지만
이렇게 몸소 실천할 것까지는 없는데.

요즘은 고민이 많다.
메일로 오는 저번 달 운세를 보니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처음 시작했던 이유를 다시 한번 깊이 새겨 볼것."
-이라고 적여 있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해 본다.
난 아직도 다행히 그림을 그리거나,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걸 좋아한다.
사랑한다고 변함없이 말할수 있는 유일한 것이기도 하겠다.
좋아하는 일이 직업이 되는건 쉽지 않은 축복이란것을 안다.
그 축복이 유지되기 위해선 여러가지 관문이 있고 선택의 기로가 있고
진화되는 내공이 필요하다.
그래서 그 과정에서 길을 잃거나 기회를 잃거나 선택으로 고민을 하다보면
어느새 지쳐서 주저앉아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그럴때 자신을 일으켜주는 것은 역시 스스로에 대한 신념일거다.
누구나, 어떤 상황에서나 사람은 자신을 위해서 살아가는 순간순간일 거다.
다른 사람을 위해서라던가, 지키고 싶은 명분을 위해 살아가는 것도
실제로는 그걸 바라는 자기 자신, 그렇게 살지 않으면 안되는 자신을 위해 애를 쓰며
여러가지 어려움을 감수할수 있는것이다.
그래서 빠지기 쉬운 가장 큰 함정은 그걸 다른 누군가나, 어떤 것을 위해 하고 있다는
착각을 하는 어중간함이다.
생각해보면 언제나 그래 왔던 셈이지만, 다시 한번 다짐을 해본다.
더 철저히 나 자신을 위해서 해 보자고.
어차피 비교선상이라던가, 현실적인 보답은
내가 구하거나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니까.
대신 나 하나만은 정말로 충분히 만족할수 있도록 마음껏 쏟아 부어보자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