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기서 머리가 커졌다는 건 정신적 성장을 비유하는 표현이 저얼대 아니다.
그렇다.
살이 찌면 머리도 커진다...
얼마전 여행을 다녀온 후 찎었던 사진들을
가족들과 함께 보던 나는 속으로 소리없는 비명을 질렀다.
'누가 보면 가족들 밥 다 뺐어 나 혼자 먹는 줄 알겠다....'
심각한 현실을 자각하고 운동에, 식사조절을 시작한 참에
마감을 위해 화실로 돌아오니, 마침 근처 왔다가 들린 K선배님
내 손목을 지그시 잡고 간절한 눈빛으로 말씀하신다.
"예리아...부탁 하나만 하자."
"네?"
"제발 살 좀 빼자. 응? 니 얼굴선이...얼굴선이 완전히 사라졌어;;"
사실, 예전부터 체중이 쉽게 오락가락해서 고무풍선이라고 불리던 시절도 있었다.
그러는 와중에도 내세울 건 살이 잘 오르지 않는 (비교적 작다는 얘길 듣던)얼굴
-이라는것은 심각한 복부비만을 아웃핏으로 커버했다는 소리이기도 하다- 하나였는데
이제 그 최후의 마지노선을 밟아 없앤지 오래.
야금야금 오르던 살이 이젠 해골까지 올라와서
어떤 방법으로도 커버가 안되는 지경에 이르렀던 것이다.
나야 매일 매일 보는 자신이니(사실 거울을 잘 안보니 매일 매일은 아닐지도;;)
큰 자각 없이 보낸 그 세월이었지만, 선배님의 표정에 오버랩 되어
간간히 지나는 말로 내년 생일까지 니가 살만 빼면
얼마가 들어도 좋으니 명품 슈트 한벌 해주시겠다고 말씀하시던
우리 엄마의 눈빛을 새삼스레 떠올려보면
보는 사람 입장에선 어지간히 딱하고 한심스러었던 모양이다.
뭐, 명품 슈트 같은거야 앞으로도 두어번 죽었다 깨어나도 욕심 없지만;
안되겠다. 이젠 정말 총력전을 펼칠 수 밖에.
혹시 다이어트 하고 계시는 분들.
우리 함께 이번 겨울 달려 봅시다.
곰옷 벗고 새 봄을 맞이해 보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