忘年.

from 일상 2003/12/12 03:15
오랫동안 맥주로 일관하던 주종을 소주로 바꾼후.
숙취로 탈나는 일이 좀처럼 없었건만.
(동생의 이론에 따르면 치사량이 일정하고 정확한 소주쪽이 안전하다는. 나 역시 동감.)

아아. 역시 망년회였나.
모임이 끝나고 함께 집으로 놀러온 친구들을 팽겨치고
혼자 이튿날까지 누워있었다.
나이생각 못하고 몸관리 부실하다며 타박듣고, 놀지도 못하고...

근데, 생각해보면 근 몇년은 망년회때마다 꼭 이랬던것 같다.
혼자 마시거나, 두어명과 조촐히 마실때는 저렇게 되는법은 거의 없건만.

나름대로 원인을 분석한 결과.
1 : 몇년째 망년회때 나오는 저녁 식사가 별로 맛이 없었다. 자연히 식사를 부실하게 함.
2 : 피쳐잔이나, 술병이 금새금새 치워지는 바람에 음주량 측정 중도포기 일쑤.
3 : 안주의 궁합이 좋지않다.
(장소의 특성상 호프집 같은데서 하기때문에 싫어하는 튀김모듬안주등이 자주 나왔다.
과일안주는 좋아하지만 안주로서 효과가 낮다)
4 : 역시 거부못할 집단무드.

어쨌든 망년회 = 술 -> 이튿날은 고생.
- 이라는 별로 반갑지 않은 공식이 자릴잡은 가운데.

오늘은 문득, 忘年의 의미가 진지하게 다가오다.

(언제나처럼) 아쉽고 만족스럽지 못한 한해의 끝을 정리하다 보니.
매년 비슷하게 느끼는 아쉬움.
언제나 비슷한 부분에 대해 후회를 하는것이 갑자기 싫증이 난다.
참 잘도 오랫동안 그대로 버텨왔구나.

불끈.
올해는 정말 깨끗히 정리해보자.
깨끗히.
정말로 깨끗히.

차라리 새로운 고민을 만들지언정,
내년 이맘때쯤 비슷한 일에 또다시 후회하는 일은 없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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